07. 문제해결·발견술

다섯 번 왜 (5 Whys)

어떤 문제가 터졌을 때 눈앞의 증상에 멈추지 않고 '왜'라는 물음을 대여섯 번 연쇄로 던져, 표면 아래 숨은 근본 원인까지 파고 내려가는 문제해결법. 한 번의 '왜'는 한 겹의 껍질만 벗기므로, 같은 일이 두 번 다시 일어나지 않게 하려면 손쓸 수 있는 진짜 뿌리에 닿을 때까지 캐물어야 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너, 기계 한 대가 갑자기 멈춰 선 공장 바닥에 서 있다고 해보자. 정비공이 달려와 들여다보니 과부하가 걸려 퓨즈가 나갔다. 그는 새 퓨즈를 갈아 끼우고, 기계는 다시 돌고, 다들 안도한다. 그런데 며칠 뒤 또 멈춘다. 또 퓨즈를 간다. 또 멈춘다. 너라면 이쯤에서 짜증이 날 거다. 도대체 왜 자꾸 이러는 거지. 바로 그 짜증, 그 '왜'를 한 번이 아니라 끝까지 물고 늘어진 사람들의 이야기다. 답을 미리 말하면, 진짜 범인은 퓨즈가 아니었다.

이 습관이 태어난 곳은 20세기 초 일본의 어느 베틀 공장이다. 도요다 사키치라는 사람이 있었다. 자동 직조기를 만들던 발명가이자, 훗날 세계적인 자동차 회사로 자라날 집안의 시조다. 그가 직공들에게 입버릇처럼 시킨 게 있다. 실이 끊기거나 기계가 멎거든, 거기서 손보고 끝내지 말고 '왜 그랬나'를 거듭 캐물어 진짜 까닭에 닿으라는 것. 전해지기로 그는 어떤 일이든 다섯 번쯤 '왜'를 되물으면 문제의 본모습이 드러난다고 믿었다. 거창한 이론이 아니라, 베틀 앞에서 몸으로 익힌 작업장의 지혜였다.

이 작업장의 버릇을 하나의 사고법으로 벼려 낸 사람은 따로 있다. 도요타의 생산방식을 설계한 오노 다이이치. 1950년대에 그는 이 '다섯 번 왜'를 현장 훈련의 기둥으로 세웠다. 그의 신조는 단호했다. 선입견 없이 현장을 보고, 모든 일에 '왜'를 다섯 번 물어라. 그는 이걸 두고 도요타의 과학적 사고의 바탕이라 불렀다. 그가 책에 남긴 그 멈춘 기계의 예제가 이 사고법의 교과서가 됐다. 따라가 보자. 기계가 멈췄다, 왜? 과부하로 퓨즈가 나갔다. 왜 과부하가? 베어링에 윤활이 모자랐다. 왜 윤활이 모자랐나? 윤활 펌프가 기름을 충분히 못 퍼 올렸다. 왜 못 퍼 올렸나? 펌프 축이 닳아 덜그럭거렸다. 왜 닳았나? 거름망이 없어서 쇳가루가 그대로 빨려 들어갔다. 자, 여기서 멈춘다. 진짜 범인은 없는 거름망이었다. 만약 첫 번째 왜에서 멈췄다면 평생 퓨즈만 갈았을 거다. 다섯 겹을 벗기고서야 손쓸 곳이 보였다. 거름망 하나 끼우자 기계는 두 번 다시 그 일로 멈추지 않았다.

이 작은 물음이 도요타 담장을 넘어 퍼져 나갔다. 카이젠이라 불리는 개선 활동, 군더더기를 걷어 내는 린 생산, 식스 시그마 같은 품질 운동이 죄다 이 다섯 번 왜를 기본기로 삼았다. 공장의 언어였던 것이 사무실로, 병원으로, 사고 조사 현장으로 흘러들었다.

세월이 흘러 이 물음은 컴퓨터를 만드는 사람들의 손에 들어가며 한 번 더 변신했다.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곳에서는 서비스가 한 번 멈출 때마다 사후 분석이라는 걸 하는데, 거기서 이 다섯 번 왜가 핵심 도구가 됐다. 그런데 여기서 네가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 있다. 단순히 도구를 옮겨 쓰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위의 생각 틀까지 갈아야 했다는 점이다. 첫째, '누가 실수했나'를 묻는 한 다섯 번 왜는 범인 색출로 끝나 버린다. 그래서 사람을 탓하지 않고 시스템을 탓하는 무책망 문화로 윗단추를 새로 끼웠다. '왜 그 사람이 그렇게 했나'가 아니라 '왜 그게 가능한 구조였나'로 물음의 방향을 틀어야 비로소 진짜 뿌리가 드러났다. 둘째, 복잡한 시스템에서는 원인이 한 줄로 곧게 내려가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다. 오노의 그 깔끔한 외길조차, 실은 '왜 거름망 점검 규칙이 없었나' 같은 가지가 여럿 뻗는다. 그래서 한 줄기 사슬을 고집하던 사고를, 여러 갈래로 갈라지는 원인의 나무로 넓혀야 했다. 도구 하나가 디지털 세계에서 제구실을 하려고 그 위의 사고방식까지 바꿔 놓은 것이다.

그러니 너가 어떤 문제 앞에서 '일단 이거 갈아 끼우면 되겠네' 하는 손쉬운 처방이 떠오르거든, 거기서 멈추지 마라. 그게 첫 번째 왜일 뿐이다. 왜, 또 왜, 손쓸 수 있는 진짜 뿌리가 잡힐 때까지 캐물어라. 증상만 두드리면 그 일은 반드시 다시 찾아온다. 퓨즈가 아니라 거름망을 찾는 것 — 그게 베틀 공장에서 시작된 이 물음의 전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