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정형화된 현대 프레임워크

로직트리 / 이슈트리 (logic tree)

로직트리는 하나의 큰 문제나 질문을 더 작은 하위 요소로 가지치듯 나누어, 빠짐없이 또 겹치지 않게 펼쳐 보이는 분석 도구다. 한 마디로 '왜'와 '어떻게'를 반복해 물으며 문제를 나무 모양으로 전개한다. 이슈트리는 그중에서도 풀어야 할 쟁점을 위에서부터 분해해 내려가는 형태를 가리킨다.

너, 회사 매출이 떨어졌다는 말을 들었다고 해보자. 사장이 너를 부른다. 왜 떨어졌냐고. 머릿속이 하얘진다. 경기가 안 좋아서? 경쟁사가 싸게 팔아서? 우리 제품이 별로라서? 광고를 덜 해서? 영업사원이 게을러서? 떠오르는 대로 막 던지면 사장 표정은 더 굳는다. 왜냐하면 너는 지금 머리에 먼저 떠오른 몇 개만 주워 던지고 있고, 정작 진짜 원인은 네가 떠올리지 못한 칸에 숨어 있을지 모르기 때문이다. 이게 사람 머리의 함정이다. 우리는 떠오르는 것에 끌려가지, 빠진 것을 보지 못한다.

자, 종이 한 장을 꺼내라. 맨 왼쪽에 '매출 하락'이라고 적는다. 그리고 거기서 선을 두 개 긋는다. 매출은 결국 '판매량 곱하기 단가'다. 그러니 매출이 떨어졌다면 판매량이 줄었거나, 단가가 내려갔거나, 둘 중 하나거나 둘 다다. 다른 길은 없다. 이 두 갈래가 서로 겹치지도 않고, 둘을 합치면 매출의 전부가 된다. 다시 판매량에서 가지를 친다. 기존 고객이 덜 샀거나, 새 고객이 안 들어왔거나. 또 갈라진다. 이렇게 한 칸을 둘셋으로 쪼개고, 그 칸을 또 쪼개며 오른쪽으로 뻗어 나가면, 종이 위에는 누운 나무 한 그루가 자란다. 잎사귀 하나하나가 네가 가서 확인할 수 있는 구체적인 항목이다. 이제 사장 앞에서 너는 떠오르는 걸 던지는 게 아니라, 나무 전체를 펼쳐 놓고 어느 가지가 시들었는지 짚는다.

이 나무를 키우는 두 가지 규율이 있다. 가지들끼리 서로 안 겹치게 할 것, 그리고 그 가지들을 다 합치면 빠진 데가 없게 할 것. 안 겹치고 빠짐없이. 이 둘을 영어 앞글자로 묶어 미시(MECE)라 부른다. 이 말과 이 사고법을 회사의 무기로 갈아낸 곳이 컨설팅 회사 맥킨지다. 1970년대 무렵, 바버라 민토라는 사람이 이 회사에서 일했다.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이 여자를 받기 시작한 첫 해에 들어간 사람 중 하나였고, 맥킨지가 처음 채용한 여성 컨설턴트였다. 그녀는 똑똑한 컨설턴트들이 머릿속에는 답이 있는데 글과 말로 풀어낼 때 자꾸 길을 잃는 걸 봤다. 그래서 생각을 피라미드처럼 위에서 아래로, 큰 결론에서 작은 근거로 가지 쳐 내려가는 방법을 정리했고, 1973년 무렵 회사를 나와 이 방법을 따로 가르치기 시작했으며 뒤에 책으로도 묶었다. 로직트리와 미시는 그 체계의 뼈대로 퍼져 나가, 오늘날 거의 모든 전략 컨설턴트가 첫 주에 배우는 기본기가 됐다.

물론 나무를 가지 치는 발상 자체는 민토가 발명한 게 아니다. 그건 훨씬 오래된 것이다. 생물을 종과 속으로 나누는 분류학도, 도서관에서 책을 큰 갈래에서 작은 갈래로 꽂는 분류 체계도 다 나무꼴 사고다. 멀리는 고대 철학자가 개념을 둘로 쪼개고 또 쪼개 정의를 좁혀 가던 방식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민토가 한 일은 이 오래된 나무를 비즈니스 문제 푸는 실무 연장으로 벼려, 누구나 따라 할 수 있는 절차로 만든 것이다.

그리고 이 나무는 컴퓨터와도 깊이 만난다. 네가 무언가를 묻고 또 물어 갈래로 쪼개는 그 구조가 바로 컴퓨터가 결정을 내리는 방식이다. 기계학습에서 '결정 트리'라는 게 있는데, 데이터를 보고 '나이가 서른보다 많은가'에서 갈라지고, 그 아래서 또 '소득이 얼마 이상인가'로 갈라지며 잎까지 내려가 답을 낸다. 사람이 매출 하락을 가지 친 그 모양 그대로, 기계가 수만 개의 가지를 자동으로 쳐서 분류하고 예측한다. 너의 종이 한 장과 거대한 알고리즘이 같은 나무를 공유하는 셈이다.

그러니 너가 막막하게 큰 문제 앞에 서거든, 떠오르는 답부터 던지지 마라. 종이 왼쪽에 문제를 적고, 거기서 안 겹치고 빠짐없는 두세 갈래를 그어라. 그 갈래를 또 쪼개라. 나무가 다 자라면, 답은 이미 그 잎사귀 어딘가에서 너를 기다리고 있다.